김병준 | 연세대 기계공학부 합격생
안녕하세요. 이번에 어떤 이유에서든 수능을 다시 한 번 보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부족하나마 제가 재수를 하며 얻게 된 경험들을 토대로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공부하게 될 약 1년의 시간동안 제 말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고3 초반에서 중반정도까지 공부법에 대한 확립이 되어있지 않아 상당히 방황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어떤 공부법이 효율적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되었고 수능을 다보고 나서는 이걸 왜 이제야 알았나 하는 아쉬움만이 남았습니다. 그런데 N수때는 다릅니다. 현역과 N수생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무래도 경험의 유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수능공부를 적어도 한번 이상 해본 사람들로써 실패한 공부법과 나름 성공적이었던 공부법을 알고 있으며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좋은 공부법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공부법이래 봤자 거창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어떤 시기에 무엇을 공부해야 알맞고 어떤 시간에 무엇을 공부해야 효율적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던 1년을 여러분도 보내셨을 거라 믿습니다. 그 정보를 토대로 더 좋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공부해 나가시는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저 같은 경우 고3때 수학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냥 문제를 닥치는 대로 풀고 모르겠으면 조금 고민하다 바로 답지를 보곤 했었습니다. 그러다 이 방법은 저한테 어울리지 않는다 싶어 재수를 하면서는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몇시간이고 붙잡고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전자의 방법이 더 어울릴 수도 있겠지요. 그런점들을 여러분은 이제 판단하실 수 있을 것이며 자기만의 잣대를 갖고 공부하는게 적절할 것입니다. 남들이 하는 공부법, 누군가가 알려주는 공부법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경험을 통한 나만의 공부법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 재수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재수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멘탈관리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공부하는 행위 그 자체가 고되다기 보다 재수를 한다는 그 상황 자체가 저에게는 가장 큰 고통으로 다가왔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슬럼프가 저는 생각보다 이른 4월쯤에 다가왔었습니다. 이미 대학에 간 친구들을 바라보면서 재수학원에 앉아 공부를 하는 것이 힘들 때면 저는 종로학원 담임선생님을 찾아가서 조언을 듣고는 했습니다. 사실 그 조언의 내용도 물론이거니와 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조금이나마 나를 지지해주고 신경써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굳이 학원 선생님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부모님이든 평소 따르던 다른 선생님이든 찾아가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멘탈관리의 한 방법일 것입니다. 또 가끔 외출증을 끊어 주변 거리를 산책하기도 하였습니다. 하루 종일 학원에만 있으면서 쌓인 답답함을 마냥 걸으며 풀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물론 이런 방법들 말고도 각자 나름대로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이용해서 멘탈관리를 하시고 만약 없다면 자기만의 관리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논술에 대한 얘기를 할까 싶습니다. 해가 가면 갈수록 정시 선발인원이 줄어들고 학생부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내신관리를 안하거나 할 수 없었던 학생들의 실정이 상당히 곤란하게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논술의 난이도가 쉬워짐에 따라 수능공부와 논술공부의 병행이 가능하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논술로 대학에 붙게 되었는데 논술공부에 투자한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논술 건승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웬만한 수능 수학문제를 풀 수 있게 되면 수리논술 문제도 큰 어려움 없이 풀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과탐논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전과 비교했을 때 그 난이도 역시 쉬워졌다고 생각되기에 논술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갖지 말았으면 합니다.
제 나름대로 해 드릴 수 있는 말들을 해드렸지만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건 여러분의 성공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라고 봅니다. 도중에 모의고사나 다른 일들로 울적해지더라도 절대 도중에 포기하거나 절망하거나 하지 마시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실 수 있다면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2017년 한해 보람차게 보내시고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