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현 | 고려대 경제학과 합격생
저는 작년 수능 성적이 평소 실력에 비해 크게 나쁘게 나오진 않았지만, 소위 말하는 원서영역에 실패하여 재수를 하게 된 경우였고 기존 정규반보다 조금 늦게 3월초부터 정규반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독학재수를 생각했었으나, 마음가짐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독학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했고, 근처 재수 종합반 중에 수업과 관리가 가장 우수하고 교통이 편리한 종로학원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1. 공부법
공부는 각 개인에게 맞는 방법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제 의견은 참고만 하시고 자신의 공부 방법을 찾아가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수능
저 같은 경우는 수업에 충실하게 따라가는 편이었습니다. 수업은 학생들의 부족한 점을 잘 알고 있고, 각 과목의 전문가이신 선생님들의 노하우가 담겼기 때문에, 혼자서 처음부터 공부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쉽게, 단시간에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혼자 공부하면서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다시 짚어볼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듣고 복습했습니다.
자습 시간에는 최대한 집중해 효율성을 높여야합니다. 공부 시간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고, 그 시간을 얼마나 잘 사용하는지에 따라 공부한 양이 달라집니다. 저 같은 경우는 평소 잠이 많아서 공부 시간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수능 때까지 전체 쉬는 시간의 최소 반절은 공부하는데 사용하자고 마음먹었고 이를 지켰습니다. 쉬는 시간, 밥 먹는 시간을 아끼는 것만으로도 2시간의 공부 시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제가 자투리 시간에 주로 한 것은 전 시간 복습, 수학 문제 풀기, 영어 단어 외우기, 탐구 과목 내용 복습하기로 빠른 시간에 할 수 있되 흐름이 끊겨도 상관없는 과목 위주로 공부를 했습니다.
자율 학습 시간에 제가 매일 한 것, 즉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수학 문제 풀기와 국어 비문학 지문 풀기입니다. 수학 문제는 최소 2시간씩, 국어 지문은 최소 4지문씩 풀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을 매일 했다는 것입니다. 다른 과목도 그렇겠지만 특히 수학은 단시간의 벼락치기로 해결되는 과목이 아니고 꾸준히 풀다가 어느 순간에서야 실력이 느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학을 공부할 때에 저는 20분 이상 고민하게 되는 문제는 넘기고 풀었습니다. 그 문제는 체크를 해놓고 나중에 답안지를 확인할 때는 풀이의 반절만 보고 다시 풀어보고 그렇게 해도 못 푸는 문제는 전체 풀이를 보고 다시 푸는 대신 오답 노트를 작성하고 관련된 유형을 추가로 더 풀었습니다. 국어 지문 같은 경우는 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매일 해야 합니다. 국어 영역은 1교시이고 이후의 시험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게다가 지문이 길어졌기 때문에 긴장되는 순간에서도 빠르게 독해하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그래서 수능 때와 같은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주로 아침, 아니면 공부가 제일 안 되는 시간에 풀었습니다.
2) 논술
학기 중의 논술 공부는 종로학원의 정규 수업을 듣고 예습, 복습을 했습니다. 정규 수업에서는 많은 유형의 논제들을 접할 수 있었고, 수업 이외에도 다양한 자료를 주시기 때문에 혼자서 복습하고 풀어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업만 듣고 자료를 본다고 해서 쉽게 글이 늘지 않습니다. 많이 생각하고, 글을 쓰는 연습은 필수적입니다. 저는 수업 전에는 수업시간에 다룰 문제를 미리 풀어보고 글을 작성했고, 수업을 들으면서 제가 쓴 내용과 선생님께서 설명하신 내용이 일치하는지 중점을 두어 공부했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첨삭을 받고, 부족한 부분을 검토하고 다시 쓰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나눠주신 자료는 수업이 끝났다고 해서 버리지 않고 따로 분류해서 모아놨습니다.
논술 고사를 앞두고서는 파이널 특강이 열리는데 꼭 들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대부분의 논술 시험들이 수능 후에 열리므로 집중력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에 독학하는 것이 힘들뿐더러 대학별 논제 유형과 기출문제를 자세히 공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시간이 겹쳐 제가 합격한 또 다른 대학인 이화여자대학교의 파이널 특강은 듣지 못했습니다. 혹시 이렇게 시간이 겹쳐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의 특강을 듣지 못한다면 정규 수업에서 정리해놨던 자료와 기출을 뽑아서 꼭 따로 분석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또한 대학교 입학처에서 제공하는 논술 자료집이나 해설들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파이널 특강에서는 이 모든 것을 선생님께서 해결해 주시기 때문에 확실히 공부의 부담이 적습니다.
그 외에도 매 달 열리는 논술 모의고사를 잘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논술 모의고사는 시간 관리와 같이 실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해 대비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논술을 공부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정규 수업 3시간을 포함해 대략 6시간 정도를 공부했고, 나머지 시간들은 수능 공부에 전념했습니다. 논술만큼 중요한 것이 수능점수이기 때문에 논술에만 모든 시간을 투자하고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입니다.
2. 생활
전 공부만큼, 아니 어쩌면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생활 관리라고 생각합니다. 재수는 1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이루어지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선, 수업 시간에 졸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재수 초기에 의욕에 넘쳐 잠을 줄이면서까지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재수를 하면 후반부에는 누구나 체력이 약해집니다. 잠을 자는 시간이 당장엔 아까워 보여도 나중엔 공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의 수면시간은 체력에 따른 차이가 있겠지만,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고 이어가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두 번째로, 스트레스를 풀만한 취미를 만들어 놓기를 추천합니다. 재수 생활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시험 성적, 친구 문제 등 정신적으로 지치기 쉽습니다. 보통 재수 생활에서 여가 시간은 사치라고 생각하지만, 일주일에 한 두 시간 정도는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원 생활을 충실히 이행했다면 공부 시간이 부족해서 수능을 못 봤다란 말은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시험 당일 날의 컨디션은 매우 중요합니다. 공부를 아무리 열심히 했더라도 시험 당일 날의 컨디션은 시험 성적을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큽니다. 하지만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컨디션이 좋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활 습관이 과도하게 망가져있지 않도록 자신만의 생활 리듬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전 재수를 결심하기 전에 굉장히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혹시 작년보다 더 낮은 대학에 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1년이라는 시간을 버리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여러 번 고민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그 위기감은 더 심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고민만 한다고 해서 제 상황이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좋은 성적, 내가 원하는 대학을 가는 것만이 그 고민을 없앨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고, 공부한 만큼의 결과를 얻었습니다. 고3 시절 열심히 공부하고, 수능을 보고, 재수를 선택하기까지 힘들었을 여러분들도 1년 뒤 목표하는 대학의 합격증과 함께 행복한 겨울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꼭 성공하시길 빌어요.
